
" 신이 굽어보시는 한 비밀은 없네. "
외형 :
그의 첫인상은 불길하다. 푹 꺼진 눈두덩이엔 눈썹의 경계가 흐릿하다. 검은 눈은 놀란 것처럼 띄여 사백안을 해 사람을 쏘아보며, 얼굴은 사신이라도 마주친것처럼 하얗게 질려있다. 수북한 수염으로 고단히 숨을 들이키는 코는 깎아지른 절벽같고 한숨을 내뱉는 입술은 창백하다. 파삭하게 마른 피부위엔 길먼지가 버석하게 내려앉는다. 그의 앙상한 가지같은 왼손에는 런들렛이 쥐여져 있고, 다른 손은 거만하게 그가 기사됨을 자랑스러이 여기듯 칼잡이를 향한다. 긴 장대같은 허리를 꼿꼿하게 펴고 다녀 예의를 표할때를 제외하곤 베스탄티온의 정수리를 본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름 : Vestanteon holton 베스탄티온 홀턴
성별 : 남성
나이 : 48
키·몸무게 : 190cm / 평균
국적 : 이셀로네아 연합 왕국
출신 : 서부
진영 : 구세력
신분/직책 : 홀턴의 영주
성격 :
비관적 / 냉소적 / 거짓말쟁이
최악을 대비한다면 그 외의 것은 전부 대비되어 있을 것이다. 자신이 가진 좋은 수도 안 좋게 해석하며 가장 나쁠 수 있는 경우를 생각해 대비한다. 행동을 소심하게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움직였을 때와 움직이지 않았을 때의 상황을 면밀하게 고찰하여 차악을 선택할 줄 아는 것이다. 제일 나은 선택은 결국 최악을 피하는 것으로 온다. 비관적인 성격은 그를 여러 번 도왔다. 비관주의자가 얼마나 많은 방식으로 모습을 바꾸는지 아는 사람이라면 치를 떨겠지만 그런 이들은 멍청한 자들이다. 베스탄티온에게 어떠한 중도라는 것은 하나의 수에 불과했다.
더불어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거짓을 고하는 입을 가진 것이 베스탄티온이었다. 그가 말하는 것이 거짓이란 것을 간파해도 소용은 없었다. 그는 확실하지 않으면 아무 말도 고하지 않는다. 입에 거짓을 달고 사는데 지적하기도 모호한 것들로 점철된다. 베스탄티온은 이것에 아주 능해서 거짓말을 자기 수족처럼 부릴 줄 알았다. 그는 진실도 거짓처럼 말하는 재주가 있었다. 베스탄티온 입에서 나온 말은 도박꾼의 손에서 굴러가는 주사위와도 같은 것이었기에 이것을 믿어야 하는 순간을 만들어내고 말 것이다. 무슨 수를 써서라도.
기타사항 :
'에인 소프여, 우리에게 자비를 내리소서'
홀턴 :: 단두대와 잘린 무화과
우리는 에인 소프의 이름 아래에 대주교의 명을 따른다.
신만이 영혼의 봉신일지니 우리는 천국의 땅을 봉토로 약속받았도다!
홀턴, 깎아지른 산맥 아래를 지키고 있는 서부로 향하는 길목을 막아선 위치가 그 영지의 자리다. 끝자락에 걸쳐진 이곳은 12사도중 둘째로 언급되는 이의 순례길이 이 영지를 길게 뻗어 가르고 있다. 하셴으로 향하는 순례길의 시작은 이곳에서부터 이어진다. 가장 자갈이 가득하고 길이 포장되어있지 않은 지독한 순례길로 알려진 이곳은 하셴에서 그분이 첫 영성을 받아 이름을 버리시고 새롭게 태어난 곳에 당도하기 전의 필멸 인간의 삶을 나타낸다. 고통과 죄악으로 가득 차 있는 홀턴에서 우리는 7죄종을 참회할 것이며 드디어 우리가 신이 함께하시는 하셴에 당도하였을 때 성부로 인해 성자 되신 그분이 함께하심을 미천하게나마 느낄 수 있으리라.
"침묵은 명예를 보장하지 않소. 당신이 명예라 여긴 일은 곧 천벌이 되어 신의 앞에 무릎이 꿇릴 때에 목부터 천만 갈래로 갈가리 찢겨나갈 것이오."
-홀턴가의 고문 기술자
홀턴의 사람들은 신앙으로 무장한 신도들이며 훌륭한 군인이고 학자이다. 그들은 용맹하나 겸손하다. 홀턴에서 각지로 파견된 교육받은 형리들은 그곳에서 자기 일을 마치고 돌아온다. 죽음을 가까이하며 참회하는 홀턴가의 명성은 예로부터 자자하다. 그들은 무명의 기적이 일어난 하셴 성지를 지키기를 맹세한 가문이다. 그들은 항상 방비 되어 있고, 무섭고 엄중하게 자리를 지킨다. 강도로부터 순례자들을 보호하는 그들은 목적성이 있으며 서부의 순례길을 지키는 것을 영광으로 여긴다. 세르메네스와 이루어졌던 전쟁에서 활약한 자들의 피가 그들에게 흐르고 있다.
그들은 교회법을 지키지 않은 모든 중죄인을 수감한다. 형리는 범죄자를 고문하고 그들이 전담한 범죄자가 자신의 죄를 실토하였을 때 영지의 주교에게 지금까지 벌인 짓을 용서받는다. 그렇기에 다른 곳과 달리 홀턴에 있는 모든 형리는 고결할 자격이 있었다. 그들의 대다수는 수도사로 이루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홀턴에선 십계명을 어긴 범죄자를 징벌하는 것이 하나의 수행으로 해석되었다. 홀턴이란 영지는 에인 소프로 단결한 하나의 거대한 종교집단이었으며 홀턴에 소속되어있는 장원마다 상징하는 성인의 이름이 있을 정도로 열광적이다.
홀턴은 범죄자에게 잔인하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의 중죄인은 12일의 걸친 고문과 사형이 집행되나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참회하고 회개한 자는 홀턴의 주교에게 새 인생을 살 권리를 시험받고, 시험을 통과하여 대주교의 승인을 받은 뒤엔 영지의 농노로 귀속되는 대신 면죄 받는다. 그리고 남은 삶을 홀턴의 영지에서 노역하며 죄를 반성하고 다른 영지로 벗어날 수 없으며 홀턴의 수감자가 외부에서 발각되는 경우 그 누구라도 즉시 그에게 사형을 집행할 수 있었다. 이것은 그가 홀턴에서 범죄를 저질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일로 홀턴의 영지는 대다수 농민계층이 중범죄자로 이루어져 있으나 치안 방비가 확실하다.
범죄자, 혹은 이단자들이 거쳐 가는 곳인 만큼 순례자를 포함해 마을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것이 감옥으로 향하는 수감자들이다. 그들은 성직자들과 함께 순례길을 걷다 서부에서 가장 큰 감옥이 있는 마뇨 라(박해받은 성인이 묻힌 곳)로 향한다. 그 길은 날카로운 가시덤불을 키워 죄인들은 속죄를 위해 맨발을 강요받는다. 홀턴의 수감자들은 이처럼 육체의 고통으로 진실하게 속죄할 것을 범죄자에게 요구한다. 이런 악명이 멀리 퍼져 최대한 죄수를 괴롭게 죽이고 싶은 자들은 교회법으로 누명을 씌워 홀턴가에 수감자를 보내거나 그들의 형리중 하나를 고용하는 것으로도 사로잡은 죄인에게 공포를 안겨줄 수 있었다.
모든 비밀은 함구 될 것이다. 그것은 마치 강물이 흐르는 이치처럼 홀턴에서 하셴으로 향할 뿐.
그들은 에인 소프의 종이며 그분의 으뜸가는 제자인 대주교의 충실한 종이기도 했다. 그것이 종교적 이유이던 타산으로 만들어진 관계이던 간 오래전부터 홀턴가는 역대 대주교들을 따랐다. 북방의 군사에 비하면 초라한 군사력임에도 그들이 오랫동안 신임받는 이유는 다른 곳에 있다. 대량의 범죄자들로 이루어진 소통망과 순례길의 초입이라는 인파를 이용한 정보량의 이점을 이용하여 (혹은 수많은 고문으로) 다른 사람들의 뒤를 캐내는 것에 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그들이 땅을 경작할 곳이 초라함에도 영지에 굶주림이 없는 까닭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대주교와 긴밀할 수밖에 없는 관계를 구축하는 홀턴가는 이번 대주교의 취임을 누구보다 환영했는데 베스탄티온 홀턴이 그를 뒤에서 지지해 왔음은 모두에게 알려진 사실.
***
그는 홀턴가의 첫째 자식이다.
그의 아버지인 이튼 홀턴은 충실하게 제 일을 해낼 줄 알았으나 무신경한 사람으로, 오늘 수감자들에게 이루어진 고문의 내용은 전부 알지언정 자신 아내의 배가 얼마나 불러오는지는 관심이 없었을 것이다. 장원을 돌아다니며 범죄자들을 관리할 줄만 알았던 그는 아내인 스킬라 홀턴이 임신 중임에도 소홀했고, 스킬라 홀턴 역시 그가 최대한 본인의 일에만 집중할 수 있게 안주인으로서의 일을 다 했다. 그는 매우 예민한 성질로 임신 내내 남들 앞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심지어 남편과의 동침마저 거부하며 별장에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할 정도였다.
그리고 낳은 아들은 다름 아닌 검은 머리의 검은 눈, 둘과 닮은 점이라곤 흰 피부 하나였다.
이튼 홀턴은 아내의 간음을 의심하였으나 사람을 몇이나 고용했음에도 간음에 관련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 선조의 머릿결이 검은색이니 그 피가 내려온 것이 아니겠습니까? 염려스러운 마음에 놀라 산파에게 물으니 이런 일이 왕왕 있더라 대답하더군요.' 동떨어지듯 나타난 아이를 극구 그의 아들이라 함에 장자는 없었고, 몇 년 만에 적자로 태어난 아들을 돌려보낼 수도 없는 일이니 간음을 의심하면서도 주변의 손가락질을 감내하는 수밖에.
베스탄티온은 영리한 아이로 자랐다. 부모를 존경하고 사랑했다. 어린 시절 그를 어여삐 여겼던 어머니의 관심은 둘째 여동생을 출산하며 소원해졌으나 16살에 이루어진 결혼은 그의 불길한 태생적 암시에도 불구하고 그가 장자로 자리 잡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를 형성했다. 그가 18살이 된 해엔 아버지는 지방 연회에서 만난 젊은 첩과 사랑에 빠졌다. 문제는 이 부분이었다. 첩은 임신을 하게 되었고 산파로부터 아들이라는 소식을 받게 된다. 베스탄티온보다는 그 첩의 아들에게 관심을 쏟는 것은 당연한 순서였다. 하지만 첩은 만삭에 유산을 겪게 되고 그 배후에 스킬라 홀턴이 있었다는 것이 공공연한 일로 밝혀진다.
첩의 몸은 사산 이후 극심히 나약해졌고 격분한 이튼은 스킬라를 홀턴의 악질의 죄수를 수용하는 지하 감옥에 가두게 된다. 베스탄티온이 매일 감옥을 찾아갔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었다. 지하 감옥에서 날로 쇠약해진 그는 정신적인 문제를 앓다 사망에 이르게 되는데 하혈로 인한 출혈사로 신께서 그가 행한 죄와 같은 벌을 내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어머니가 죽던 날 장례가 이루어질 때엔 무뚝뚝하던 베스탄티온이 처음으로 눈물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진다.
분한 듯이 소리도 못 삼키고 우는 것을 본 사람들은 그가 진정으로 어머니를 사랑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 어떤 사람들은 베스탄티온이 아버지에게 악감정을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나 베스탄티온은 유일한 후계자의 자격을 지닌 사내아이였고 이튼 홀턴과의 사이는 오히려 더 완만해지게 된다.
이 잔인한 처사에 외가와의 사이는 안 좋아졌지만 마지막까지 어머니의 곁에 있었던 베스탄티온의 헌신을 높게 쳐 베스탄티온과 우호적인 교류를 이어나갔고 베스탄티온의 나이 28세, 이튼 홀턴은 돌연 사망하고 만다.
***
이튼 홀턴의 장례식을 치룬지가 20년전. 베스탄티온이 홀턴 맡게 된 이후의 영지의 분위기는 변하기 시작한다. 어머니가 다른 아비와 흘레붙어 낳은 자식이라는 소문도 베스탄티온이 영주가 된 후 2년 안에 전부 사그라들었다.
베스탄티온은 자비로운 독뱀으로 서부인처럼 단호하면서도 남부인처럼 말할 줄 알았다. 영주들과 긴밀히 이루어진 거래로 홀턴에 수감되는 범죄자의 수가 급증했으며 홀턴의 밤엔 울음과 비명이 멎지 않았다. 베스탄티온은 고문당한 수감자들을 전시했으며 그들의 목에 죄목을 걸어 순례길을 걷는 사람들에게 공포와 참회의 시간을 강조하여 그들의 고문이 정당한 것으로 느끼게 했다.
순례를 하러 왔다는 목적으로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드는 구경꾼들도 말할 바 없이 많았다. 홀턴은 지옥이었다. 홀턴을 벗어나 하셴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그 경이에 감탄한다. 교회의 입구에 위협하듯 서 있는 악마상을 보았는가? 그렇다면 교회 안쪽의 성체는 어떠한가? 홀턴은 산 사람들이 체험할 수 있는 지옥이었으며 교회에 귀의할 것을 강요하는 경고였다.
이 잔인한 행위는 종교계 내에서도 많은 반발을 일으키며 규탄받았으나 종교적 정당성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기에 실질적 효력이 있는 제재를 가하는 것은 매번 실패하였다. 무엇보다 사람들은 홀턴을 욕하고 두려워하면서도 그들의 잔인함에서 순례길을 걷는 고귀한 일과 동시에 오락을 충족하고 있었다.
***
누구보다 신실한 인물로 알려진 베스탄티온은 최근 무료해 보이는 표정으로 세르네메스에 대한 적대를 숨기지 않으며 세르네메스의 종교를 공개적으로 비난한 일이 있다.
"이방의 문물을 받아들이는 것은 그들의 종교만큼이나 우스운 일이다. 하늘, 땅, 물, 바람에도 신이 있다고 믿는 치들과 어울린다면 오물이라고 신으로 받들지 못할 이유가 어딨겠는가? 수많은 허황한 우상을 숭배하는 다신교는 수십만 마리의 악마들과 상통한다. 그들을 홀턴에 데려오라, 그들이 여기에 하루만 머물러도 그들은 곧바로 그들의 신이 거짓이라 실토하게 될 것이다."
다만 이것은 지극히 정치적인 입장으로 보는 이들이 많다. 베스탄티온은 역대의 홀턴가의 영주들과 달리 사치품을 충족하기 위해 세르네메스인과도 거래해왔으며 새로운 대주교가 취임하기 전 세르네메스와 임시로 우호적 교류를 이어갈 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인 적이 없기 때문.
***
취미는 낚시, 종종 종자와 함께 낚시대 하나만 들고 강가에서 시간을 보낸다.
자식들과 사이는 그럭저럭, 자식들이 그에게 인정받으려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으며 그 중 장남이자 후계인 타이언 홀턴은 매우 잔혹한 성격으로 알려져있다.
